부영 “청년 임대주택” 약속... 없던 일로
송하진 시의원, ‘부영 왕국’ 여수에 왜 이리도 인색할까
승인 2024.04.19 17:37:51 | 김형규 기자 | 105khk@hanmail.net
- 부영, 여수시 전체 아파트 세대의 23.6% 차지···‘특혜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 의구심 -
“여수에서 번 돈으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각종 공헌사업을 펼치는 부영이 정작 ‘부영 왕국’이라 불리는 여수에 대해서는 왜 이리도 인색할까요?”
부영주택이 청년 임대주택 지원 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여수시와 그간의 약속을 뒤엎고 이제 와 없던 일로 하고 말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19일 제236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부영이 여서동 부영 6차 아파트를 청년 임대주택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했지만 지금은 그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수시는 지금껏 부영주택 측에 협의 요청을 3번에 걸쳐 발송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부영주택과 실무 협의를 거쳐 올해 여수형 청년임대주택 지원 사업 추진계획까지 수립했으며, 시정부는 올해 사업비 10억 원을 추경에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0원 임대주택 30호를 지원한 후 오는 2028년까지 200호를 공급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영은 노후 부영아파트 재건축을 여수시나 지역사회와 논의조차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이를 핑계로 청년임대주택 사업을 못 하겠다는 것”이라며 “부영이 보여준 이중적인 모습에 지역사회는 또 다시 실망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송 의원은 “여문지구에는 30년 이상 부영 임대아파트가 5천여 세대에 달한다. 충분한 사전고지도 없이 갑자기 임대 영업을 중단하게 되면 주거난이 심각해지고, 주민들도 떠날 수 밖에 없고, 원도심은 더욱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부영의 항변대로 준공한지 32년이 넘어 건물 노후화 등으로 부영 6차 아파트를 청년 임대사업 대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면, 부영 9차 아파트를 대안으로 활용하자는 다른 제안에 대해서는 왜 묵묵부답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여수, 순천, 광양 지역별 부영아파트 세대수(표)
또 “‘부영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여수 노른자위 땅만 골라 임대아파트를 짓고 막대한 부를 챙긴 부영이 그에 걸맞은 사회공헌사업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눈초리가 따갑다”며 “사익 앞에 돌변하는 부영의 태도는 결코 시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여수시의 경우 아파트 7만6천여 세대 중 부영아파트가 1만7천세대로, 여수시 전체 아파트 세대의 23.6%를 차지하고 있다. 부영그룹이 전국적으로 임대·분양한 아파트 23만3천197세대의 7.3%가 여수에 집중돼 있다.
이에 송 의원은 “국내 건설사는 총 3천55개에 이른다. 그런데 특정 건설사 한 곳이 여수에 23%가 넘는 아파트를 지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고, 특혜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나아가 “부영이 최근 이중근 회장의 고향인 순천에 수십억 원을 기부하고, 사내 출산 직원들에게는 인당 현금 1억 원을 지원하면서 여수의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임대형 주택 지원 불가 방침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부영은 2022년 서울 금천구에 지상 18층 총 81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고, 최근에는 카이스트(KAIST) 낡은 기숙사 새단장에 200억 투입, 해외에서는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초등학교 건립 지원 등 각종 사회공헌을 추진하고 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여수에서 번 돈으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각종 공헌사업을 펼치는 부영이 정작 ‘부영 왕국’이라 불리는 여수에 대해서는 왜 이리도 인색할까”라며 “부영의 사회공헌이 그저 이미지 쇄신용이 아닌지 진실성에 의문이 든다”고 혹평했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
특히 “소중한 세금을 들여서라도 빈 임대아파트를 고쳐 집 없는 젊은이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주고자 하는 지역사회의 고육지책이 부영에게는 가치 없는 사업인지도 묻고 싶다”며 부영에 대한 서운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와 함께 “근래에 지어진 웅천, 죽림 부영아파트의 경우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분양전환 과정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분양가와 해마다 임대보증금을 5%씩 꼬박꼬박 올려 입주민의 한숨만 늘어가는 현실이다”며 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송하진 의원은 정기명 시장에게 “어렵사리 편성된 청년·신혼부부 주거 임대지원 사업 예산이 일개 부영의 변심으로 사장되지 않고, 막막한 청년들을 위해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발언을 마쳤다.
한편 송하진 의원은 지난 233회 정례회에서 '여수시 청년·신혼부부 여수형 임대주택 보증금 지원 조례'를 발의한 바 있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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