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조명수군 테마공원’···“총체적 부실”
송하진 시의원 ‘부실시공, 무사안일 행정’ 질타
승인 2024.09.05 19:19:07 | 김형규 기자 | 105khk@hanmail.net
- 여수시 108억 원 혈세투입, 공원 내 급경사지 붕괴 반복, 안정성 검토는 준공 1년 뒤에..., 시공업체 하자보수 및 법적 책임 물어야 -
여수시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조명연합수군을 주제로 조성한 ‘조명연합수군 테마공원’이 안전 불감과 역사의식 부재 등으로 총체적 부실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무소속, 미평·만덕·삼일·묘도)은 5일 열린 제240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조명연합수군 테마공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명연합수군 테마공원’은 임진왜란 당시 조명연합수군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108억 원을 들여 여수시 묘도 이순신대교 홍보관 아래에 조성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공원 내 급경사지에 1차 붕괴가 일어난 이후 올해 2월에도 동일 위치에 붕괴 사고가 반복되면서 땜질식 조치가 도마에 올랐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무너져 내린 토사와 나무데크, 철조망, 전선 등이 널브러져 안전시설 없이 방치되고 있지만 방문객을 통제할 안전시설조차 설치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사고지역이 연약지반인데도 여수시는 사면 안정성 검토조차 실시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사고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송하진 의원은 “공사 설계 단계에서 병행돼야 할 사면 안정성 검토가 어떻게 공원이 준공된 지 1년 뒤에야 이뤄질 수 있는지 법적 절차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곳곳이 위험천만한데 어떻게 준공 허가를 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여수시가 묘도에 조성한 ‘조명연합수군 테마공원’ 절개지 붕괴 현장(송하진 여수시의원 제공).
이어 “자칫 붕괴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라며 “세월호,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전형적인 안전 불감이자 무사안일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여수시는 실시설계를 마치고도 4번에 걸쳐 사고지역에 대한 설계변경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돌망태 블록과 조경석, 미끄럼 방지 등의 시설을 설치했음에도 사면 유실이 반복되면서 사후 조치에 대한 여수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고 일침했다.
송 의원은 “공원 곳곳은 바닥 포장이 벗겨지고 바닥에 균열이 갔으며, 나무데크는 곳곳이 튀어나와 보행을 위협하고 있고, 튼튼히 지탱돼야 할 난간은 심하게 흔들거렸다”면서 “경사도 40도에 이르는 진출입 데크 계단은 급경사로 아찔하고 위험하며,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추락 또는 실족 등 사고 우려도 높은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이 5일 제240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묘도 ‘조명연합수군 테마공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또한 “여수시가 테마공원을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하는데 외국인뿐만 아니라 시민에게 보여주기도 민망한 삼류 공원”이라며 “공원 조성 과정에서 역사 고증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고, 사업지가 역사적 상징성을 갖는 적합한 위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공원 곳곳이 부실·하자 덩어리이며, 안전은 철저히 배제됐다”면서 “반드시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하고, 법적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송하진 의원은 “치적 쌓기에만 혈안이 돼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2~3단계 사업은 완벽한 하자보수와 정비, 콘텐츠 강화, 성과분석 등을 고루 반영해 실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기명 시장은 “잘못을 인정한다”라며 “2~3차 공원 조성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의회와 적극 논의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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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가 묘도에 조성한 ‘조명연합수군 테마공원’ 절개지 붕괴 현장(송하진 여수시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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