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충격’
‘LG화학·한화케미칼’···측정 대행업체와 짜고 속여
승인 2019.04.17 13:37:23 | 김형규 기자 | 105khk@hanmail.net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여수산단 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 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속여서 배출하다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대기오염물질 측정 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을 속여서 배출한 여수산단 기업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 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여수산단 내 다수의 기업들이 4곳의 측정 대행업체와 짜고 먼지·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을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 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로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엘지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주)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자체적으로 측정하거나 자격을 갖춘 측정대행업체에 의뢰해 측정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 대행업체는 여수산단 등에 위치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을 의뢰받아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천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산강청이 측정대행업체 대기측정기록부를 조사한 결과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거나 1인이 하루동안 측정할 수 없는 횟수를 측정한 것으로 기록한 8천843건의 경우 실제 측정을 하지 않는 허위 측정으로 확인됐다.
또한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내용의 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 관계를 확인하는 등 4천253건에 대해서는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시실을 적발했다.
측정값을 축소·조작한 4천253건에 대해 먼지·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1천667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에는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도 법적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부과금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번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에 공모관계 등이 확인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업체를 지난 15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로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폭발·화재·사망 등 안전사고와 더불어 미세먼지 원인물질 까지도 속여서 배출한 여수산단 기업들의 행태에 한계수위를 넘어섰다는 여수시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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