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항에 기름유출..모르쇠’ 해경에 덜미
여수해경 480시간의 집념으로 부산선적 급유선 적발
승인 2026.07.08 17:41:12 | 김형규 기자 | 105khk@hanmail.net
여수항 정박지에 선저폐수를 불법 배출한 부산선적 800톤급 급유선이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여수해경에 적발됐다.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 오전 4시 30분께 여수항 W정박지(돌산 동측 해상)에 선저폐수를 불법 배출한 800톤급 급유선 A호(부산선적)를 해양환경관리법 제22조(오염물질의 배출금지 등)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해경 항공대는 6월 16일 09:45께 오동도 동측 해상인 C정박지 인근에서 항공순찰 중 검은색 기름을 발견하고 방제함정 등을 동원해 긴급방제 조치했으나, 정확한 유출 시점과 목격자가 없어 행위 선박을 특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여수해경은 해양오염방제지원 시스템을 가동해 시간대별 기름의 이동방향을 역추적하며 좌표를 추출하고 선박의 항적을 분석해 총 42척의 혐의 선박을 특정했다.
해경은 약 20일간 혐의 선박의 운항경로, 유류 이송기록을 비교하며 조사를 실시했고, 정확한 유출시점을 특정하기 위해 사고지점 인근 군부대 및 유관기관의 CCTV 현황을 파악했다.
특히 군에서 운영하는 열상감시장비(TOD, Thermal Observation Device)의 영상자료를 정밀분석 후 혐의 선박들을 파악하고 오염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를 포착하는 등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런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A호 선박의 기관실 내 기름 불법 배출경로를 집중점검해, 기관실 하부 잔존유와 바다에 유출된 기름이 유사한 물질이라는 유지문 분석 결과를 확보했다.
해경은 A호를 유력한 혐의선박으로 압축하고, 7월 5일 부산까지 찾아가 A호를 정밀조사해 해상 기름유출 등 위법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조사 결과 A호는 사고 당일 여수항 정박지 인근 해상에서 운항하던 중 기관실 내 중질성 선저폐수를 불법 배관을 통해 해상으로 유출했으며, 이후 별도의 신고 및 방제조치를 하지 않은 채 부산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환경관리법에 의하면 바다에 기름을 배출하고 신고 없이 도주하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중범죄다.

▲여수항 정박지에 선저폐수를 불법 배출한 부산선적 800톤급 급유선 A호가 여수해경에 적발됐다.
이번 사간은 최초 기름유출 시간대가 새벽이었지만 해안감시장비(TOD)를 통해 기름을 식별할 수 있었으며, 해경의 20일 동안 42척이 넘는 선박의 데이터를 분석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노력으로 행위 선박을 적발할 수 있었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이번 사고 수습과 방제작업에 동원된 선박·자재 사용비용 등 방제비용 전액을 행위자에게 청구할 예정이다.
여수해경은 “이번 사건이 바다에 기름을 배출하고 도주하면 반드시 적발된다는 강력한 경고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해양환경 저해 행위는 철저히 감시하고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지문 분석은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기름도 원산지, 정제과정 및 보관상태 등에 따라 화학적 특성이 달라 해양오염 행위자 적발에 유용한 기법이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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